저의 경우 취직하고 부모님 집하고 회사간 거리가 왕복 5시간 정도였고 교통비와 시간을 생각하면 고시원이라도 들어가는게 낫겠다 싶어서 고시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처음들어간 고시원에서 10개월 정도 살았고 중간에 근무지가 바뀌면서 다른 고시원으로 옮겨서 8개월 가량을 더 살았습니다. 이 글은 약 1년 반의 고시원 생활을 마치고 작성하는 추억팔이 겸 후기입니다. 제가 살았던 시기는 2018년 7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입니다.
고시원의 장점은 몇 백 몇 천 하는 보증금이 필요없고 관리비나 공과금이 들어가지 않으며 다달이 월세만 내면 된다는 겁니다. 또, 언제든 원할 때 쉽게 방을 뺄 수 있습니다. 단점은 낯선 사람들과 세탁기, 화장실, 샤워실 등을 같이 써야하고 좁고 다닥다닥 붙은 방에서 산다는게 불편할 수 있다는 겁니다. 시설이 낙후되어 지저분한 곳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모아둔 돈이 없을 때 들어갈 수 있는 곳은 고시원 밖에 없지않나 싶습니다 ㅠㅠ.
고시원의 한 달 월세는 22만원부터 45만원까지 다양합니다. 가격은 고시원의 전체적인 청결도나 제공하는 물품과 내부 시설에 따라 달라집니다. 제공 물품에는 밥이나 김치, 라면, 휴지, 세제 등이 있습니다. 시설에는 방의 넓이, 옷장, 옷걸이 봉, 책상, 냉장고, 내창, 외창 여부와 방 내부에 화장실이 있는지 등이 있습니다. 내창은 복도와 연결된 창문이고 외창은 밖과 연결된 창문입니다. 보통 다른건 없어도 옷장, 옷걸이 봉, 책상은 있습니다. 그만큼 없으면 불편합니다. 30만원 중후반에서 40만원대의 비싼 방은 대부분 더 넓고 안에 샤워가 가능한 화장실이나 에어컨이 있습니다. 도저히 공용 화장실, 샤워실을 못쓰겠다 하시는 분은 조금 더 금액을 내더라도 이런 방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설에 따라서 물이 잘안내려가고 역류한다던지 하수구 냄새가 올라오거나 관리하기에 따라서 곰팡이가 생길 수 있다고 하니 잘 알아보고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화장실이나 샤워실을 공용으로 쓰는데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아서 비싼 방은 선택지로 두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돈도 없었습니다 ㅋㅋ. 먼지랑 냄새에 예민한 편이라 외창이 있는방을 구했고 방을 구할 때 사장님과 흥정해서 2만원을 깎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외창방 28만원으로 고시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벌레도 없고 나름 깨끗한 고시원이었고 밥과 김치, 세제가 제공됐습니다. 저는 밥을 사먹고 들어가는 편이라 사는 동안 밥이나 김치는 전혀 먹지 않았지만 정수기와 세제는 있는동안 잘 썼습니다. 방 안에는 옷장, 옷걸이봉, 책상, 책꽂이, 냉장고, 랜선이 제공됐습니다. 외창방에는 단점이 하나있는데 겨울이 되면 굉장히 춥습니다. 창문이 냉기를 차단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생긴게 원래 부실한 창문이라 방한지를 붙혀도 소용이 없었고 겨울엔 내창방으로 바꿨습니다. 값은 26만원으로 줄었고 살다보니 외창없어도 괜찮아서 있는동안 계속 그 방에서 살았습니다. 첫번째 고시원에선 살면서 방 사진을 찍어둔게 없어서 고시원 홈페이지에 있는 사진을 가져왔습니다.
두 번째로 살게된 고시원은 그 지역에서 고르고 골랐지만 시설이 좋지 않았습니다. 1층과 2층이 있었는데 1층은 전체적으로 습하고 잠깐 봤는데도 바퀴벌레가 많이 보여서 2층으로 골랐습니다. 외창방으로 구했고 24만원에 들어갔습니다. 공용 정수기와 냉장고가 있었고 방 안에는 옷장, 책상, 랜선이 있었습니다.
옷걸이 봉은 없어서 근처 생활용품점에서 사서 달았습니다. 봉은 사진처럼 빨래후 건조대 또는 옷걸이용으로 사용하며 굉장히 편리합니다. 여름에 모기가 너무 많아서 잡아도 소용이 없다면 모기장을 추천합니다. 약간 아늑한 느낌도 들고 꿀잠을 잘 수 있습니다. 사진의 방은 여름에 비가 많이오면 천장에서 비가 샙니다. 주말에 부모님 집에 갔다왔더니 방이 물바다가 되서 기겁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노트북 말리고 물퍼내고 방 건조시키느라 힘들었었죠.
여름엔 샤워하러 들어가면 곱등이가 벽이나 바닥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먼저 건드리지않고 무시하고 샤워하면 튀어 오르거나 하지않습니다. 전 쫄보라 해보지 않았지만 뜨거운 물을 한 바가지 뿌리고 씻는 방법도 있다고 하네요. 세탁기도 관리가 안된건지 빨고나면 퀘퀘한 냄새도 나고 뭔지 모를 검갈색 먼지같은것도 묻어나오고 했었죠... 참.. 눈물이 앞을 가렸던 시절입니다 ㅎㅎ.
처음 고시원에 살게 되면서 친구 소개로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웹툰을 보고 겁도 많이나고 걱정도 했지만 살아보면 적응도되고 다 사람 사는 곳입니다. 다만 너무 싼 곳은 시설이 안좋고 너무 비싼 곳은 비싸니 자신의 적응력과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서 적당한 고시원을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물론, 살려는 지역에 고시원이 몇군데 없어서 선택의 폭이 좁아지는건 어쩔 수 없지만요. 애지간하면 부모님 집에서 출퇴근합시다. 집나가면 개고생이란 말은 맞는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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